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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편 : 사마귀

조회수 1241 작성일 2023.04.03

종종 사마귀를 가진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특히 손가락 끝이나 발가락 끝에 여러 개가 생기면 꽤나 흉직스러워서 징그러운 곤충 사마귀에 빗대어 이름을 지었나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실제로는 곤충 사마귀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마귀가 사마귀를 먹게 하면 낫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속설도 있으니 웃을 뿐입니다. 사마귀는 ‘살’과 ‘마귀’의 합성어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의술이 발전한 현대에는 사마귀를 없애려고 사마귀 잡으러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대부분 사마귀가 생기거나 커지면 피부과를 내원해서 레이저소작 또는 냉동치료를 먼저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사마귀 때문에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은 왜 계실까요? 대부분 한의원에 오시는 사마귀 환자분들도 피부과 치료를 받았던 분들입니다. 치료를 통해서 사마귀를 제거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생기거나 다른 부위에 새로운 사마귀가 나타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다시 피부과를 안 가시는 이유는 치료가 너무 아파서 다시 하려니 끔찍하고, 치료 후에도 다시 안 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장 사마귀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 말고 시간과 정성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한의원 치료를 하게 됩니다.



먼저 사마귀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 Virus)이라는 바이러스의 감염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마귀’인 셈입니다. 물리적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아서 생성된 티눈과는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질환이라고 봐야합니다. 사실 HPV는 170여종 이상의 유형이 있습니다. 대부분을 병원성을 보이지 않지만 일부는 피부와 점막층으로 이동해서 병원성을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사마귀와 암과 같은 종양입니다. 유형과 부위에 따라 사마귀도 심상성(보통) 사마귀, 손발바닥 사마귀, 편평 사마귀, 성기 사마귀 등으로 나타나고 암은 자궁경부, 질, 외음부, 항문 등의 주로 생식기 주변 점막층에서 발생됩니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DNA를 숙주세포에 삽입하여 증식하는 특성이 있어서 숙주세포가 증식되는 혹 형태를 보입니다. HPV는 피부층과 점막층에서만 증식하는 이유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가장 덜 받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면역 세포의 공격을 피해 멀리 도망가서 자신만의 성을 쌓은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법은 면역세포가 성 안으로 잘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뜸이나 침을 통해서 사마귀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침은 사마귀 주위에 미세 손상, 상처를 유발해서, 뜸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약한 화상을 통해서 면역세포가 몰려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한약치료 역시 체표의 순환력을 도와서 정체를 막는 습담을 제거하고 손끝 발끝 피부각질층 바로 아래까지 충분하게 혈액이 공급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물론 한두 번의 시행으로 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면역세포 공격은 HPV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하게 되고 이러한 면역력은 치료를 하지 않은 부위에도 사마귀 소멸을 가져오기도 하고 백신처럼 사마귀의 재발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기전 때문에 한의원에서 사마귀를 치료할 때는 어느 순간 전신의 사마귀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지난 꽤 오랜 시간동안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워서 마스크도 항상 쓰고 손 소독도 열심히 해왔습니다. 사마귀 역시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감염에 대해서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합니다. 특히 피부층으로 노출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합니다.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숙주세포를 염증반응으로 터트리면서 밖으로 나가게 되는데 HPV는 염증반응 대신 각질 벗겨지는 형태로 증식하고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마귀 각질을 손으로 열심히 떼서 침구류나 소파에 떨어뜨리고 이것을 면역 약한 애들이나 노인이 닿으면 옮을 수 있습니다. 또 열심히 만진 손을 흐르는 물에 잘 닦지 않고 다른 부위를 만지는 것 역시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바이러스 질환은 결국 면역입니다. HPV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을 가지고 혈액순환력을 좋게 만들어서 면역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사마귀 치료법이라고 봅니다.

  • 1991년 작은 지역 한의원에서 시작하여 피부질환을 집중 치료하는 네트워크 한의원인 하늘마음한의원이 되기까지 몸집만이 아니라 책임감도 커지게 되었습니다. 피부질환 치료를 위한 명예로운 책임감, 유일의 피부 치료병원을 향한 하늘마음의 도전 정신입니다.
  • 한의학 박사 곽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