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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편 : 당뇨약없이 100일동안

조회수 97 작성일 2024.10.31

당뇨약없이 100일동안 당화혈색소 8.2에서 6.2로 낮춘 이야기



작년 가을경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공복혈당이 198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아보았습니다.

결과는 8.2. 내과선생님 말씀으로는 "우리동네에서 가장 높고 당뇨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당뇨

40대 중후반나이

2년전 당화혈색소 6.1

3년간 쌍둥이 육아로 인한 '수면부족'과 '배달음식과 야식, 간식들'

운동부족

스트레스



이런 조건들이 합쳐져 당뇨진단을 받게 된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습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한다는 내가 당뇨에 걸리다니' 하는 자괴감과 함께 '중이 제머리를 못깍는다더니' 하며 부끄러웠습니다. 단음식이 땡김, 피로감, 다리쥐남, 소변이 시원하지 않음, 시력이 떨어짐, 한번씩 속이 메슥거림, 감정의 기복 등이 당뇨전단계가 진행중임을 암시했던것인데도 '육아피로라서 아이들 좀 크면 회복하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게다가 당뇨로 인한 합병증(실명, 신부전, 족부괴사 등)의 진행은 상상하기도 무서운 일이었고 아직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그래도 나이들어 늦게 만났는데.. 하며 장래가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당뇨약을 평생 먹는다는 것은 저혈당 쇼크의 위험과 약을 언제나 챙겨먹어야 하는 삶의 질 저하, 그리고 결국엔 인슐린주사까지 이어지는 수순으로 진행될 수 있기에 그런 미래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다행이 제가 18년째 치료하고 있는 분야가 난치성 피부질환(아토피, 습진, 건선, 백반증 등)인데 당뇨(2형 당뇨병)와 유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피부환자는 면역이 잘못된 자가면역질환인데 이것은 회복될 수 없다. 죽을때까지 피부약으로 관리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췌장이 망가져서 회복될 수 없다. 죽을때까지 당뇨약으로 관리해야 한다.

피부환자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의 효과가 떨어지면 점점 세게 써야 한다.

당뇨환자는 인슐린 호르몬제의 효과가 떨어지면 점점 세게 써야 한다.

피부환자는 장내환경이 치료에 중요하다.

당뇨환자는 장내환경이 치료에 중요하다.



물론 난치성피부질환과 당뇨병은 다른 질환이라 저렇게 쉽게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치료 원리에서 보자면 공통점이 있기에 제가 당화혈색소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일과 육아 사이에 개인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기에 음식조절과 스트레스관리를 1순위로 했습니다. 운동은 따로 못했지만 일상에서 좀 더 걷고, 계단을 활용하고, 몸을 쓰는 편으로 바꾸었습니다. 장수마을 노인분들도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한다는 개념은 없지만 일상에 육체활동 자체가 많은 점을 참조했습니다. 재밌는 운동이 아니라면 운동을 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라서 억지로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여행가서 가방메고 온 종일 걷기도 하고, 평소 아기들을 자주 안아주거나 몸으로 함께 놀기도 하고, 지하철 한 두정거장을 공유자전거로 달려 퇴근하는 등 재밌는 몸쓰기를 틈틈히 했습니다. 장건강과 해독과 수승화강(정상상태)회복에 도움이 되는 한약과 생식, 유산균 등 피부질환 환자분의 해독치료에 사용되는 프로그램도 적당히 같이 했습니다. 그리고 명상을 틈틈히 하며 마음 속 불량프로그램들을 지워나갔습니다.



체중을 10%정도 감량할때는 인슐린 분비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도록 1일1식이나 2일3식 정도의 단식법을 활용해보았습니다. 식사도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여서 야채, 고기, 생선, 해조류, 버섯류, 콩, 견과류, 유기농버터와 치즈 위주로 먹었습니다. 체중은 대학생때의 몸무게가 된 후로 더 이상 안빠지기도 하고 더 빠지지는 않도록 조절 했습니다.



리브레 연속혈당측정기를 중간에 2주간 사용했을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혈당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연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어서 식이조절, 혈당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쉽게 평가하고 피드백 할 수 있었습니다.



당화혈색소 수치 5.7~6.4는 '당뇨전단계'로 분류하는데, 이 상태로 5~15년 정도 진행되면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새 자동차가 부품이 닳고 고장나는데에도 몇 년의 시간이 걸리듯이 당뇨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 진행이 오래걸리기에, 다시 회복하는 데에도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피부질환을 아주 오랜세월 가지고 있던 환자분들도 회복되는데 몇 년이 걸릴수도 있기때문입니다.



담배를 많이피거나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폐가 상하고 나중에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할 수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셔서 간이 망가지면 간이식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신장에 무리가 오래되면 투석치료에 의존하거나 신장이식을 해야 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와 술담배와 안좋은 음식 등으로 심장이 망가지면 심장에 인공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오장五臟은 생명유지의 필수장기라서 위나 소장, 방광이나 담낭처럼 떼어내 버려도 죽지는 않는 육부六腑와는 중요도가 무척 다릅니다. 서양의학은 놀랍게도 죽은 장기를 대신해서 생명을 유지해 주는 방법을 많이 개발했고 지금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의학의 비장에 해당하는 췌장이 망가지면 인슐린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의 장점은 자연치유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우리의 오장은 가장 깊은쪽에 위치하여 우리몸에서 가장 아끼고 보호하는 장기입니다. 그리고 위급할 때 하나를 떼어도 살 수 있게 폐장과 신장은 두개씩 준비해 두기도 했습니다. 당뇨의 초기나 중기라면 혹은 말기라도 치유력이 아직 살아있다면 자연치유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지친 췌장을 살려내는 것이 당뇨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지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가 당뇨약을 안 먹은것을 아시는 내과선생님은 '아니~! 이렇게 빨리 좋아지다니!'하고 놀라시며 이제 당뇨약 안 먹어도 되고 꾸준히 하던대로 해보시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목표는 당연히 당화혈색소 5.7 이하, 공복혈당 100이하인 정상인으로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내 몸이 잘 작동하여 소화와 대변, 수면, 컨디션 등이 정상(수승화강)이 되도록 관리해주고, 몸에 좋고 나쁜 음식을 잘 가려주고, 틈틈히 육체활동을 해주고, 매일매일 스마트폰에 켜져있는 어플닫듯 마음청소를 잘 해주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저절로 혈당관리는 잘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몸도 좋아지고 눈도 잘보이고 주변에서 얼굴 좋아보인다고 해서 이번 고혈당 사태 덕분에 공부가 많이 되어서 감사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자료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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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