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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편 : [책리뷰] 빅터프랭클

조회수 8833 작성일 2018.02.02

우리가 살다 보면 행복할 때도 있지만 괴롭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도 많습니다. 뉴스에서는 매일매일 사건사고와 고통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의도치 않게 마음의 상처와 절망, 질투심, 무력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들게 되기도 합니다.

'고통과 죽음'은 인간이 살아있기 때문에 결국 누구나 체험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경험입니다.오늘은 이것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하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소개하겠습니다.

1991년 미국 의회 도서관과 ‘이달의 책 클럽(Book-of-the-Month Club)’이 공동으로 선정한 미국에서 나온 영향력 있는 열 권의 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으로 괴로워할 때 인생을 바꿀 용기를 주었다고 손꼽아 추천하는 책입니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한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1905~1997)은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비극을 겪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형제 그리고 아내가 모두 강제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았거나 가스실로 보내졌습니다. 여동생만 제외하고 가족 모두가 강제수용소에서 몰살을 당한 셈입니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모든 인간적인 가치가 파괴되고 추위와 배고픔, 잔혹함과 죽음의 공포에 떨면서도 그는 어떻게 삶이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 중에서 가장 마지막 자유인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를 이야기합니다. 너무나 쉬운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통해, 그 후 정신의학의 새로운 세계를 제시한 '로고테라피'를 통해 너무나 현실적이고 감동적으로 이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참고로 프로이트를 제1학파, 아들러를 제2학파, 빅터 프랭클을 제3학파라고 부릅니다).



유명한 F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옵니다

"의사 선생,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꿈에서 어떤 목소리가 소원을 말하라는 거예요.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말하래요. 그래서 제가 무얼 물어봤는지 아십니까? 나를 위해서 이 전쟁이 언제 끝날 것이야고 물어보았지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소 의사 양반? 나를 위해서 말이요. 나는 언제 우리가, 우리 수용소가 해방될 것인지, 우리의 고통이 언제 끝날 것인지 알고 싶었어요."

"언제 그런 꿈을 꾸었소?" 내가 물었다.

"1945년 2월에요" 그가 대답했다. 그때는 3월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다.

"그래, 꿈속의 목소리가 뭐라고 대답합디까?"

그가 내 귀에다 나직하게 속삭였다

"3월 30일이래요"

F는 희망에 차 있었고 꿈속의 목소리가 하는 말이 맞는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속의 날이 임박했을 때 우리 수용소로 들어온 전쟁 뉴스를 들어보면 그 약속한 날에 우리가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였다. 3월 29일 F는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고 열이 아주 높게 올랐다. 3월 30일 그의 예언자가 그에게 말해주었던 것처럼 그에게서 전쟁과 고통이 떠나갔다. 헛소리를 하다가 그만 의식을 잃은 것이다. 3월 31일에 그는 죽었다. 사망의 직접적인 요인은 발진티푸스였다.

비슷한 이야기로 수용소에서는 매해 성탄절에서 연말 사이에는 갑자기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합니다. 성탄절에는 집에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희망이 사라진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프랭클 박사는 니체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합니다.

"왜 why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how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우리는 자주 이렇게 살고 있지 않나요?)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가 올바른 해답을 찾고 책임을 맡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는 근래 인간의 모습으로 '실존적 공허'를 이야기합니다. 삶의 질문에 대하여 스스로 의미 있는 답을 선택해서 살지 않기 때문에 공허감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이것을 보상하기 위해 권력욕이나 돈에 대한 욕구, 성적 탐닉 등 쾌락을 추구하는 심리가 나타나게 된다고 봅니다. 그는 단순히 편하고 즐거운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시련을 통해 의미를 찾고 극복하는 순간 행복은 찾아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로고테라피에서는 시련이란 그것의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시련이기를 멈춘다고 봅니다.



인간은 타고난 자질과 환경이라는 제한된 조건 안에서 인간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강제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을 만든 존재이자, 또한 의연하게 가스실을 들어가면서 주기도문을 외울 수 있는 그런 존재이기도 합니다.



프랭클이 책에 언급한 성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 이야기도 찾아보았는데요.

다른 날과 똑같이 어느 날 아침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수많은 죄수들이 열을 지어 점호를 받고 있었다. 독일 장교는 지휘봉으로 죄수를 찍기 시작하였다. “너!”, “너!” ... 간밤에 한 명이 탈출을 시도한 대가로 10명이 목숨을 치러야 했던 것이다. 이렇게 임의로 찍힌 10명의 죄수들은 아사형을 받아 지하감옥으로 가야 했다. 마지막 열 번째 사나이가 지목을 받자, 그는 “난 죽기 싫소, 나에겐 자식과 아내가 있소!” 하고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 꼬꾸라졌다. 바로 그 옆에 콜베 신부님이 서 계셨다. 아무 머뭇거림 없는 신부님의 행동이 이어졌다. 장교 앞으로 한 발짝 나선 신부님, “내가 이 사람을 대신해 죽겠소!” 하고 말했던 것이다.

아사 감방이란 완전히 발가벗겨져 속옷을 입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고 먹을 것은 물론이고 물조차 주어지지 않는 곳이라고 합니다. 살아날 가능성은 조금도 없고, 며칠 뒤에는 확실하게 죽는 곳입니다. 대부분 고통에 신음하고 신을 원망하다 죽는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도 삶의 의미, 인간의 존엄성이 존재할까요? 콜베 신부님은 같이 간 죄수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평안히 삶을 마무리하게 도와주시고 17일이 지나도 죽지 않아 공포를 느낀 나치는 석탄산 주사로 살해하였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던 아우슈비츠에 콜베 신부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느끼고 인간성의 가치를 느끼고 생명은 소중하므로 살아남자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참고로 콜베 신부님은 부산에 들렀다가 나가사키에서 6년간 계셨던, 카톨릭 성인 중에 유일하게 한국에 들리셨던 분이네요)

때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가 거대한 수용소 같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선택한 삶이 아니라 내가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야만 하는 사회.

하지만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모습으로 삶을 대할 것인지의 자유는 항상 존재하는 것입니다.

내가 나의 모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는 전쟁과 수용소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감동을 줍니다.

혹시 지금 나는 상처받았고 피해자이고 힘이 없어서 영혼 깊은 곳까지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위 사실을 떠올려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성인도 될 수 있고 돼지도 될 수 있고 나를 힘들게 한 사람과 같은 종류의 사람이 될 수도 있으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는 자유도 나에게 있다는 것을요.

삶은 한번밖에 살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나의 삶이 던진 질문에 멋지고 뿌듯한 대답은 나만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진실로 두려워할 것은 신밖에 없으며 지금보다 나아질 희망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에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라는 빅터 프랭클의 말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피부 환자분이던 누구던 인간이기 때문에 힘이 들 때 이 책이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읽어보시면 더 깊게 공감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상 하늘마음한의원 부산 서면점 원장 김태욱이었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연휴와 희망차고 멋진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김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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